개별적 사연들(Individual Episodes), 2022, 가변설치(6300×6300), Re―Cover 프로젝트 속 사물들, 텍스트 프린트

이 설치 작업 <개별적 사연들>은 <Re-Cover> 프로젝트를 위해 모이고 작업된 사물들로 이루어져있다. 이 작업은 현대인의 삶과 그들의 일상에 존재하고 공유되는 사물들을 관찰하고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의 삶을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나는 개인들이 하나의 사회에 속하고 쓰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을  특정한 기준들에 부단히 맞추는 과정에서 오는 의문과 저항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이는 모든 사물은 이미 사회에서 공유되고 인지되는 것들이다. 그리고 나는 이 사물들이   사회를 이루는 개인들의 모습과 닮아있다고 느낀다. 사물은 개인에게 어떠한 의미나 쓰임새를 전달하면서 개인의 삶을 구성하지만 때로는 무심코 쉽게 소비되고 쓸모에 따라 내버려진다.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이 사물들은 품질, 모양, 성능 등이 일정한 기준에 맞추어져 있다. 즉, 사회적으로 쓸모가    있게끔 맞추어져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일정 기준의 품질 체크를 완료한 후에 분류되어 나오게 된다. 나는 이 일련의 과정이 개인이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 겪는 과정과도 닮아있다 느낀다.
우리 또한 사회에 속하는 순간부터 특정한 규율과 기준에 따라 자신을 꿰맞춘다. 그리고 기준 아래에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가치가 증명된 후에 사회에 나오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기회가 없어서, 때로는 이용 가치가 다 해서와 같은 여러 부정적 이유로 갈아 끼워지고 소비될 때 인간은 사회란 것의 부산함과 무자비함, 그리고 허무와 우울을 경험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 속 내가 모은 사물들은 흰색 물감으로 기존의 것들이 모두 가려져 있다. 이 프로젝트 속 흰색은 비워버리는 동시에 그 자체로 채우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것을 지우고 싶을 때, 혹은 새로운 시작을 원할 때 흰색으로   먼저 표면을 덮고 새로운 색을 입히게 된다. 게다가 여러 가지 특성이 담긴 사물들을 하나의 재료로 뒤덮어버리면 그 내부에 어떤 재질이었는지, 어떤 색이었는지나 사용감 등을 보는 이가 쉽게 유추할 수 없어진다. 그렇게 되면 이 흰색은 보는 이의 삶과 하나의 사물이 맺고 있었던 감정과 기억으로 새롭게 채워질 가능성을 가지게 되며 그  존재 그대로의 의미를 강화하고 더욱 순수한 경험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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